[라이프 트렌드]
나에게 좀 더 집중하는 2025년?
2025년 라이프스타일에 영향을 줄 트렌드 3가지
글 _ 노준영 (디즈컬 편집장&칼럼니스트)
다가오는 2025년의 우리는?
연말이 되면 새해가 궁금해진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궁금증이다. 누구나 새해에 더 많은 일들을 이룰 수 있길 바란다. 경제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더 여유로운 한 해를 꿈꾼다. 2025년 역시 같은 바람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한해가 될 전망이다. 기후가 불러온 변화는 익숙한 먹거리의 가격을 올려놓았다. 대내외적인 환경은 어려운 시간을 예고하고 있는 게 사실이고,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대세’ 는 소비 트렌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2025년을 희망차게 준비해야 한다. 이번 시간에는 2025년의 라이프스타일에 많은 영향을 줄 트렌드 키워드 3가지를 선정해보았다. 이미 2024년에 영향을 준 트렌드도 있고, 새롭게 등장할 흐름도 있다. 3가지 키워드와 함께 2025년의 라이프스타일을 미리 생각해본다.
우리가 러닝에 빠진 이유
러닝 크루(동호회)가 대세라고 한다. 실제로 러닝이 가능한 공원이나 산책로가 있는 곳에 가면 어김없이 러닝 크루를 만난다. 각자 장비를 갖추고 진지하게 러닝을 진행하는데, 러닝 크루가 많은 지역은 북적북적한 분위기가 느껴질 정도다. 다들 러닝에 빠졌다. 러닝화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고, 심지어 러닝화 계급도까지 등장했다. 마치 예전 명품 패딩 열풍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도대체 왜 러닝에 빠진 걸까?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 서로 격려하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MZ세대 특성이 영향을 줬고, 대규모 모임이 아니라 각자 관심사에 따라 소규모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라이프스타일 변화도 러닝 크루 등장에 한 몫을 했다. 하지만 본질은 결국 건강이다. 2024년부터 우리에게 큰 영향을 준 웰니스가 2025년에도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웰니스 때문에 제로 음료가 열풍을 일으켰고, 로우푸드가 등장했다. 특히 칼로리를 줄인 식품이나 알코올을 줄인 주류를 뜻하는 로우푸드는 광범위하게 제품화 되어 우리의 식탁을 채웠다. 2024년 편의점을 기준으로, 편의점 체인의 전체 음료 매출 중 절반 이상을 제로가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웰니스는 스스로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건강을 챙기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 놀아도 더 잘 놀 수 있고, 발전적 목표를 위해 정진하는 일도 더 잘 할 수 있다. 즉, 웰니스는 스스로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 일이다. 따라서 2024년에도 영향을 줬지만, 건강과 연관된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파고들 것이다. 2025년에는 말이다.
달라진 소확행이 돌아왔다
한때 소확행이라는 말이 유행이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이다. 주로 크게 돈을 쓰는 일 없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나 소비를 뜻하는 트렌드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소위 지르고 보는 소비를 말하는 ‘플렉스’ 가 대세가 되며 소확행이 뒷전으로 밀렸다. 물론 사람들이 소확행에 기뻐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거대한 소비 트렌드의 흐름이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방금 언급한대로, 여전히 사람들이 즐기고 있어 가능성은 충분했던 소확행이 다시 수면위로 부상했다.
2025년 우리는 여전한 고물가 시대를 살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 환경, 국제적 정세 등 물가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소들이 고물가를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잊고 있었던 가성비가 다시 발굴되고, 유통업계는 저마다 ‘착한가격’ 을 내세우고 있다. 지금을 즐기자는 ‘욜로’ 는 사라지고, 소비를 줄이는 트렌드인 ‘요노’ 가 등장했다. 고물가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움직임이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소확행의 복귀는 어쩌면 필연적인 일이다.
다만, 돌아온 소확행은 과거와는 조금 다르다. 소확행의 핵심은 ‘행복’ 이다. 행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고, 행복에 집착하니 소소함의 미덕을 잃어버렸다. 돌아온 소확행은 말 그대로 소소하다. 굳이 SNS에 인증할 필요도 없고, 반드시 행복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스스로 어느 정도 만족감만 느꼈다면 충분하다. 즉, 행복한 사람으로 인정을 받고 싶었던 과거에서 스스로의 만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달라졌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
다가오는 2025년에 우리는 달라진 소확행을 통해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연습을 할 것이다. SNS가 가져온 피로감을 내려놓기 위해 도전할 것이고, 결과는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편리함을 위해 지갑을 연다
세번째는 편리미엄이다. 편리함이 프리미엄이라는 뜻이다. 보통 편리함을 위해 돈을 쓰는 트렌드를 말한다. 편리미엄 역시 기존에도 이야기가 나오던 트렌드였다. 하지만 2024년을 기점으로 흐름이 커졌고, 2025년에는 더 광범위하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케이스를 2가지 생각해보자. 1번째는 가전 제품이다. 평소 가사 노동을 줄이기 위해 많은 가전제품을 산다. 로봇 청소기, 식기 세척기 같은 제품이 대표적이다. 중요한 건 가전 제품이 대신하는 가사 노동 종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늘어나는 만큼 우리는 편리해지고,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더 확보하게 된다. AI가 적용된 미래의 집은 아예 모든 가사 노동이 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물론 예측처럼 모든 가사 노동이 사라지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가사 노동 대부분이 가전 제품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견해에는 동의한다. 2번째는 RTD다. ‘Ready to drink’ 의 앞글자를 딴 용어다. 해석하자면 ‘마실 준비가 된’ 이라는 뜻인데, 바로 마실 수 있는 제조음료들을 말한다. 라떼 종류 커피 제품이 대표적 사례에 해당하는데, 하이볼 열풍이 불며 출시된 다양한 제조형 하이볼 제품도 RTD 사례에 들어가게 되었다. 라떼와 하이볼은 만약 RTD가 없었다면 카페나 주점에서 구매하거나, 혹은 직접 만들어야 했을 제품이다. 하지만 RTD 덕분에 소비가 편리해졌다. 그래서 편리미엄에 해당한다.
중요한 건 편리미엄을 말하는 가전 제품이나 RTD 제품 시장이 계속 성장중이라는 것이다. 가사 노동을 줄이는 가전 제품 시장은 경기와 상관없이 잘 나가고, RTD 음료 시장은 지속해서 커지고 있다. 사람들이 편리함에 얼마나 공감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25년에는 기존에 만났던 편리함 뿐만 아니라, 원스톱 혹은 올인원 서비스들도 더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를 선택하면 신경 쓸 부분들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장례 서비스가 있다. 교원 라이프는 시설과 서비스의 표준화로 고품격 장례 브랜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시설과 서비스의 표준화라는 개념은 장례를 치르는 사람이 고인을 아름답게 보내 드리는 일에만 집중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로 신경 쓸 일 없이 추모에 집중하니 편리미엄에 해당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라이프스타일과 연결된 편리미엄 관련 서비스들은 2025년 더욱 진화된 모습으로 일상에 존재하게 되리라 예상한다.
나에 대한 의미를 찾는 2025년
종합적인 시선으로 본다면, 2025년은 ‘나’ 에 대한 의미를 찾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타인의 시선보다 나의 가치에 집중하고, 신경 쓸 일들은 최소화 해 스스로 행하는 일에 더 주력하는 것이다.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추구하는 것 역시 ‘나’ 의 의미를 찾는 것과 연결된다.
그간 우리는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던 가치에 스스로 매몰되어 있었던 건 아닐까? 각자에게 좀 더 집중하며 진정한 행복을 찾는 2025년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노준영 작가 : 중앙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작가, 마케터, 컨설턴트다.
CJ E&M 에 방송 작가로 데뷔해 "츄잉팝", "뮤딕", "팝콘" 등의 프로그램 기획 및 구성을 진행했다. 이후 K팝 매거진 편집장을 거쳐 '마케팅컴퍼니 엔' 이라는 개인 회사를 설립한 후 JTBC, 휠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내셔널지오그래픽, NICE세무법인 등 다수의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회사 업무와 더불어 수많은 기업과 기관 강연을 진행하며 살아있는 트렌드와 마케팅 지식을 전달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 인싸력을 높여라!", "이것이 메타버스 마케팅이다", "요즘 소비 트렌드"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