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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로드]

서울특별시 중구

#커피사 #캐시미어커피

 

 글 / 사진 _ 신유진(여행작가)


 

 

편안함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커피사

 

커피사는 을지로 감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카페다. 카페를 찾아가는 것부터 미션이다. 찾아오는 길 설명이 재미있어서 호기심이 생겼다. 을지로3가역 7번 출구에서 소나무 가로수 8그루를 지나 오른쪽 작은 골목 안으로 오면 된다고 안내되어 있다. 설명대로 8번째 소나무를 지나니 ‘커피사’라는 초록의 작은 표지판이 조명 가게 사이에 무심하게 있다. 카페가 있는 게 맞나 싶은 좁은 골목길을 걷다 보면 건물 입구가 보인다. 시간이 잔뜩 묻어나는 계단을 따라 3층으로 올라가니 커피사가 나타났다. 커피사는 올해로 7년 차가 되었다.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금방 사라지는 카페가 많은 요즘이라 7년이라는 시간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커피사의 색깔과 따뜻함이 많은 사람이 찾는 이유일 테다.

 

카페 곳곳에서 커피사만이 가능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카페로 사용되기 전의 흔적이 그대로 보이는 천장과 시원하게 뚫린 창문 너머로 보이는 을지로의 풍경이 좋다. 커피사의 이민선 대표는 주방 쪽 창문으로 보이는 소나무와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좋아 큰 고민 없이 이 위치를 결정했다고 한다. 다른 카페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카펫이 바닥에 깔려있다. 인테리어를 진행할 때 바닥에 붙어있던 장판을 해결할 방법이 없어 선택한 카펫이 커피사의 포인트가 됐다. 빈티지 테이블과 의자, 쇼케이스 바는 개성이 강하지만 함께 있어 더 멋지다. 다양한 형태와 색을 가진 테이블과 의자를 보는 재미도 있다.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의 넓은 간격이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특히 오후 2시 이후에 들어오는 햇빛은 공간을 따뜻하게 채워준다.

 

커피사에는 커피와 티, 디저트가 빠짐없이 있지만 과하지 않다. 커피 메뉴는 브루잉과 콜드브루 커피로 제공된다. 처음부터 브루잉 커피로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에스프레소 커피는 메뉴에 없다. 브루잉 커피는 세 가지 원두 중 선택이 가능하다. 산미가 느껴지는 콜롬비아 원두, 프릳릳츠 블렌드 올드독 원두, 디카페인 원두가 있다. 평소 잘 마시지 않는 맛있는 산미의 커피를 맛보고 싶다면 콜롬비아 원두를 선택하면 좋다. 누구나 편하게 마시기 좋은 원두는 올드독이다. 산미가 없고, 고소하고 진하다. 카페라테와 아인슈페너는 콜드브루커피로 만든다. 아인슈페너는 콜드브루의 깔끔함과 달콤한 크림이 잘 어울린다.

 

커피 외에도 차와 에이드 등이 있는데, 계절에 따라 차 종류가 조금씩 바뀐다. 여름에는 시원한 향기와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메뉴를 구성한다. 추천받은 얼그레이는 잔에 따르는 순간 향에 매료된다. 많은 얼그레이를 마셔봤지만 커피사의 얼그레이는 단연 최고였다. 기분까지 향긋하게 느껴졌다.

 

 

디저트로는 바나나 파운드와 골드키위가 있다. 여름철에 만날 수 있는 골드키위는 상큼한 키위 위에 달콤한 꿀과 부드러운 요거트가 얹어져 나온다. 겨울철에는 키위 대신 딸기를 먹을 수 있다. 빵이나 쿠키를 먹기가 부담스러울 때가 있는데, 과일 디저트가 그 고민을 사라지게 해준다. 아이스크림을 올린 바나나 파운드는 카페를 오픈할 때부터 꾸준히 판매하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겉은 바삭하고, 안의 부드러움이 맛있다. 15년 동안 커피의 길을 걸어온 이민선 대표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이 시간이 편안하고 좋았다.

 

주소: 서울 중구 을지로 142-1 건물 왼편 안쪽 3층
전화번호: 02-2274-2780
운영시간: (매주 일요일 휴무)
- 월 ~ 금 am 11:30 ~ pm 9:00
- 토 pm 12:00 ~ pm 10:00
대표메뉴:
- 필터커피 6,000원
- 콜드브루 6,000원
- 아인슈페너 6,500원
- 얼그레이 6,000원
- 바나나 파운드 7,000원
- 골드키위 6,000원

 

 

 

커피 한 잔에 깃든 진심
캐시미어커피

 

캐시미어커피는 을지로3가역과 충무로역 중간쯤에 자리하고 있다. 작은 사무실과 인쇄소가 모여 있는 곳이다. 카페를 준비할 때, 오피스 상권을 염두에 두고 공간을 찾다 지금의 자리가 캐시미어커피가 되었다. 이른 아침 출근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오픈 시간이 빠른 편이다. 바쁜 직장인들을 상대로 하다 보니 커피를 준비하는 속도가 무척 빨랐다. 주문과 동시에 커피를 준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처음엔 오피스 상권만 생각했지만, 점점 국내 여행객과 외국인 관광객들까지도 많이 찾고 있다. 직장인과 여행객이 함께 어울리는 묘함이 캐시미어커피에 있다.

 

이곳은 윤인찬 대표와 이승현 대표가 공동으로 운영한다. 손님의 취향과 니즈를 고민하며 함께 만들어 가는 공간이기도 하다. 카페가 넓진 않지만, 바리스타와 손님 모두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커피를 내리는 작업 공간과 테이블의 간격이 무척 가깝다. 작업의 편의성보단 손님과 함께 어울리는 공간을 선택했다.

캐시미어커피는 스페셜티 원두부터 데일리로 마시기 좋은 블렌드 원두까지 모두 직접 로스팅하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는 계절에 따라 맛있는 원두로 메뉴가 조금씩 바뀐다. 원두 종류는 7가지 정도로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다. 로스팅한 원두는 한 잔 분량으로 소분해 냉동고에 보관한다. 커피의 향미가 조금 더 오래가도록 선택한 방법이다. 맛있는 커피 한 잔을 위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하고 있다. 바리스타가 전하고 싶은 원두 맛을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는 기회이니 필터 커피는 꼭 마셔봐야 한다. 커피와 함께 제공되는 커피 노트에 적힌 맛에 집중해 본다. 미각을 깨워 커피 맛을 찾아보며 마시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가장 많이 찾는 에스프레소 커피는 고소한 맛에 약간의 산미가 느껴지도록 블렌딩한 원두를 사용한다.
 

 

캐시미어커피는 더운 여름을 맞아 여름 메뉴를 다양하게 준비했다.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소르베는 레몬과 딜을 넣고 직접 만들어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다. 시선을 사로잡는 초록의 바질소다도 더위를 잊게 해줄 메뉴다. 생바질과 그린애플소다를 넣어 깔끔하고 시원하다. 코코아 가루가 올라간 하우스 카푸치노도 시그니처 메뉴다. 오트 우유를 사용하고, 달콤한 맛을 더했다. 맛있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하며 외국인 손님도 많이 찾는다. 커피와 함께 먹기 좋은 쿠키와 빵 등을 직접 만든다. 특히 피스타치오 비스코티가 인기가 많다. 두 번 구워 바깥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하다. 어떤 커피와도 잘 어울린다. 쿠키는 시즌별로 종류를 바꾼다. 이번 여름에는 말차를 넣어 만든 화이트초코 말차 쿠키가 새롭게 추가되었다.


윤인찬, 이승현 대표는 커피를 사랑하고, 커피가 하고 싶어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완벽하지 않기에 배우고 노력한다는 말에 커피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여기 커피 너무 맛있다”라는 이야기에 힘듦도 잊게 된다고. 유행 따라 생기고 없어지는 카페가 아닌, 한자리에서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카페가 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앞으로 캐시미어커피의 시간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주소: 서울 중구 수표로6길 33-2 1층
전화번호: 0507-1349-5918
운영시간: (격주 일요일 휴무)
평일 am 8:00 ~ pm 8:00
주말 am 9:00 ~ pm 7:00
대표메뉴:
- 하우스 카푸치노 5,000원
- 바질소다 6,000원
- 화이트초코 말차쿠키 4,000원
- 피스타치오 비스코티 4,000원

 

 


 

신유진 작가 : 여행 전문 블로그 ‘조그만 여행상사’를 운영하며 던킨도너츠 블로그, 경기관광공사 등에 여행관련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 저서로는 《청춘여행 버킷리스트》 《청춘의 여행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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