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협업으로 머리를 맞대면 생기는 이야기들?
협업이 라이프 스타일에 주는 영향
글 _ 노준영 (디즈컬 편집장&칼럼니스트)
나는 누구와 협업하고 있을까?
지인에게 질문을 받았다. A라는 브랜드에 대한 전망을 물었다. 필자는 갑자기 그런 질문을 왜 하냐고 되물었는데, 그냥 필자가 마케팅과 트렌드를 다루는 사람이라 의견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물론 필자는 해당 브랜드에 대해 다양한 사례와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필자 아닌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말하자면 “협업” 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아쉽게도 필자의 옆에는 협업을 진행할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핸드폰을 손에 들고 “챗GPT” 를 켰다. A라는 브랜드에 대해 묻고 전망을 말해 달라고 하니 막힘없이 술술 대답을 해줬다. 수많은 자료를 조합한 것이라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최소한 필자 아닌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읽는 데는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다. 협업이란 힘을 모아 더 큰 목표를 지향하는 일이다. 기업들의 협업은 일반적인 일이 되었고, 일상에서도 우리는 다양한 대상과 협업을 벌이고 있다. 주변의 지인, 전문가, 그리고 이제는 AI와도 협업을 할 수 있다. 그만큼 대중적이고, 편리한 개념으로 바뀐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일상으로 들어온 협업이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단순한 콜라보레이션을 넘어, 좀 더 종합적인 라이프스타일 개념을 동원해 협업의 의미를 탐구해 본다.
선택지가 늘어난다
과거의 라이프스타일을 생각해보자. 많은 제품이 경쟁하던 시장 구도는 아니었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우리의 선택권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기업들은 대부분 소위 잘 팔리는 제품만을 강조했고, 다수의 선택을 해당 제품으로 유도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다보니 선택권이라는 단어는 먼 나라 이야기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우리의 선택권은 적극적으로 보장되고 있다. 같은 브랜드안에서도 나만의 취향을 고를 수 있으며, 같은 제품군에서도 생각이나 가치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환경은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가장 큰 영향을 줬겠지만, 협업의 일상화도 큰 힘을 발휘했다. 예를 들어 생각해보자. 최근 삼성은 농심과 협업을 진행했다. 두 회사가 어떤 협업을 했는지 궁금할텐데, 블루투스 이어폰 케이스로 협업을 진행했다. 농심에서 나오는 컵라면 모양의 이어폰 케이스를 출시한 것이다. 만약 협업이 없었다면, 우리는 기존에 익히 경험했던 케이스들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협업이 이뤄진 덕분에 상당히 특색 있는 이어폰 케이스를 살 수 있게 되었고, 케이스 자체의 선택지도 늘어났다. 이렇듯 협업은 선택 가능한 부분을 늘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며,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에서 벌어지는 소비를 한층 더 재미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교원라이프는 최근 간병인 매칭 플랫폼 ‘좋은케어’ 운영사인 유니메오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간 협약에 따라 교원라이프의 모든 회원과 직계 가족은 좋은케어 이용 시 간병인비 할인, 우수 간병인 우선 배정 등을 제공 받는다. 교원라이프와 유니메오의 협업은 멤버십 혜택 강화의 좋은 사례다. 제휴 혜택 확대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리는데, 핵심은 역시 선택권 보장이다.
이미 교원라이프는 호텔, 리조트, 레저, 외식, 이사, 장례식장 할인 등 폭넓은 제휴 혜택을 제공 중이다. 협업은 이런 선택의 폭을 넓히는데 기여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다채롭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경험이 늘어난다
협업이 늘어나면 새로운 경험도 늘어난다. 무조건 협업을 해야 경험이 늘어나는 건 아니지만, 경험을 확대하는 좋은 방식 중 하나라는 건 명백한 팩트이기 때문이다. 기업과 브랜드는 장기간 운영되면 새로운 경험에 목마를 수 밖에 없다. 항상 똑같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하는 대중들이 지루함을 느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생각해봐도 같은 결론이 나온다. 늘 같은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는 건 안정적 선택일 수는 있으나, 새로움의 측면에서는 딱히 좋을 게 없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재미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 협업은 기업과 브랜드의 측면에서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좋고, 대중의 라이프스타일면에서도 재미있는 부분이 더해지니 나쁠 게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업들은 적극적인 협업으로 활로를 찾는다. 바나나우유를 한 번 떠올려보자. 단지형 패키지를 가지고 있어서 일명 “단지우유” 로도 불리는 제품이 가장 먼저 생각날 것이다. 그 정도로 확실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지만, 새로울 건 없다. 그러니 경험이 부족해 진다. 그래서 협업을 한다. 50주년을 기념하는 패키지도 만들고, 메로나(아이스크림)맛 우유도 만들어보고, 투게더(아이스크림)맛 우유도 만들어본다. 이런 협업을 통해 제품을 새롭게 인지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대중의 라이프스타일을 더 흥미롭게 만드는 것이다.
교원은 현대카드와 협업을 벌였다. 여행이지와 현대카드와의 협업이다. 여행이지에서 이벤트 대상 카드로 패키지 상품 잔금 결제 시 10% 현대카드 포인트(최대 5만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 어쩌면 그야말로 “잠들어 있다” 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포인트는 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포인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덕분에 양사의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활용하는 대중들은 소비를 통한 일상의 재미가 조금 더 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라이프스타일, 흥미로운 요소를 더하려면?
결국 협업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더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요소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니 소비가 재미있고, 새로운 경험이 늘어나니 일상이 유쾌해진다. 앞으로도 협업의 범위와 대상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프스타일에서 빼놓기 어려운 요소들을 협업으로 채울 수 있는 시간들을 기대해본다.
노준영 작가 : 중앙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작가, 마케터, 컨설턴트다.
CJ E&M 에 방송 작가로 데뷔해 "츄잉팝", "뮤딕", "팝콘" 등의 프로그램 기획 및 구성을 진행했다. 이후 K팝 매거진 편집장을 거쳐 '마케팅컴퍼니 엔' 이라는 개인 회사를 설립한 후 JTBC, 휠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내셔널지오그래픽, NICE세무법인 등 다수의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회사 업무와 더불어 수많은 기업과 기관 강연을 진행하며 살아있는 트렌드와 마케팅 지식을 전달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 인싸력을 높여라!", "이것이 메타버스 마케팅이다", "요즘 소비 트렌드"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