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잘자는 일의 중요성
라이프스타일 안으로 들어온 '수면'과 '슬립테크'
글 _ 노준영 (디즈컬 편집장&칼럼니스트)
지금 잘 잠들고 계십니까?
잠들 시간이 되면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잠자리에서 계속 뒤척이게 되고, 또다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울 일이 괴로움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이 집계한 통계를 보면 2018년 85만명 정도였던 수면장애 진료 환자는 2023년 기준 109만명대로 약 28.5% 증가했다. 그만큼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사회의 고도화와 함께 증가한 스트레스, 스마트기기 일상화로 인한 전자파 등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뽑힌다. 이유는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기술적 진보를 이루는 사회에서 감당해야 할 요소들은 만만치 않은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많은 기업들이 “숙면” 을 위한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실제로 통계가 나와있는 2021년까지의 상황을 보면, 수면산업의 시장 규모는 약 3조원대로 2021년 대비 약 6배 정도 성장한 규모를 나타내고 있다. 2023년까지의 통계가 정확히 발표된다면, 아마 3조원대를 크게 뛰어넘는 규모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기업들이 충분히 시장성을 발견하고 있는 분야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주목을 받고 있는 수면산업의 이야기는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대표적인 사례와 함께 숙면을 위한 모두의 노력을 읽어 보기로 한다.
슬립테크, 기술과의 결합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슬립테크다. 잠을 뜻하는 ‘sleep’ 이라는 단어와 기술을 뜻하는 ‘technology’ 의 합성어다. 숙면을 위한 각종 아이템에 기술이 결합되는 형태를 말한다. 좀 더 복잡하게 들어가면 보통 사물인터넷을 활용하는데, 사물인터넷이란 인터넷을 기반으로 우리 주변에 있는 사물들을 연결하는 걸 말한다. 즉, 숙면을 위한 기기들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많은 데이터를 주고 받도록 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인터넷이란 대부분 와이파이 환경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경동나비엔은 인공지능(AI) 수면 분석 플랫폼 기업 에이슬립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에이슬립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마이크로 수면 중 호흡음을 측정해 수면의 질을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와 경동나비엔의 보일러를 연결한다면, 수면 호흡에 따라 온도를 제어해 숙면에 도움을 주는 게 가능할 것이다. 이런 방식이 바로 사물인터넷 활용이다.
교원 웰스는 이미 2021년 개인 수면 정보를 분석해 맞춤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웰스 수면케어 매트리스’ 를 출시했다. 이 매트리스는 커버 아래에 사물인터넷 기기가 장착되어 있다. 호흡변화, 압력 등을 감지해 수면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데이터는 웰스앱에 자동으로 전송되며, 수면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준다. 이를 통해 수면 관리 솔루션을 제시하는데, 현 시점의 트렌드를 본다면 더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은 우리의 숙면 상태를 돕는 일을 더 원활하게 만든다. 앞으로 AI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된다면, 슬립테크는 더 의미 있는 자료를 내놓을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숙면을 위한 방법을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각자의 수면을 분석하라
또한 수면과 연관된 라이프스타일의 방향성은 각자의 수면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부분은 일명 “빅데이터” 를 활용한다. 말 그대로 “큰 데이터” 라는 뜻인데, 수면과 연관된 개인의 정보를 분석하고 앞서 언급한 웰스 수면케어 매트리스처럼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즉, 수면의 질을 끌어올리는 라이프스타일은 “집단” 보다는 “개인” 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럴 수 밖에 없다. 각자 잠 못 드는 밤을 경험하는 이유는 다를 수 있다.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도 환경에 따라 조금은 차이가 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저 누군가가 생각한 잠을 잘 수 있는 방법을 모두에게 적용하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다. “꿀잠” 을 부르는 솔루션을 제시하기에 부족함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자의 수면 상황을 분석할 수 있는 빅데이터는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어떤 기업은 아주 흥미로운 부분을 내놨다. 수면 빅데이터 분석과 “조명” 을 결합한 서비스였다. 빅데이터를 통해 이용자의 수면의 질이 가장 높았던 부분을 분석한다. 조명과 연결되어 있는 IT 기기는 이 분석 지표에 따라 사용자의 수면을 분석한다. 분석 중 수면의 질이 낮아지는 상황이 오면, 자동으로 조명의 밝기를 조절해 숙면을 돕는다. 각자의 수면을 분석하는 개인화된 솔루션이 제시되고 있는 재미있는 사례다.
이처럼 천편일률적으로 모두에게 적용했던 지배적 서비스의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 유의미한 정보, 그리고 각자의 환경을 고려한 서비스만이 우리의 라이프스타일 안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수면과 연관된 부분 역시 마찬가지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
꿀잠을 부르는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앞으로 수면 관련 시장은 더 성장할 것이고, 복잡해지는 사회 트렌드 속에서 수면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라이프스타일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평가 받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다양한 기술과 트렌드가 만나 우리의 “꿀잠” 을 부르는 색다른 이야기들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Have a good 잠, 오늘도 편안하게 잠드실 수 있길 바란다.
노준영 작가 : 중앙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작가, 마케터, 컨설턴트다.
CJ E&M 에 방송 작가로 데뷔해 "츄잉팝", "뮤딕", "팝콘" 등의 프로그램 기획 및 구성을 진행했다. 이후 K팝 매거진 편집장을 거쳐 '마케팅컴퍼니 엔' 이라는 개인 회사를 설립한 후 JTBC, 휠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내셔널지오그래픽, NICE세무법인 등 다수의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회사 업무와 더불어 수많은 기업과 기관 강연을 진행하며 살아있는 트렌드와 마케팅 지식을 전달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 인싸력을 높여라!", "이것이 메타버스 마케팅이다", "요즘 소비 트렌드"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