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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시즌리스의 시대

경계가 없는 소비는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글 _ 노준영 (디즈컬 편집장 겸 칼럼니스트)


 

시즌리스란?

 

 

 

“모든 건 다 때가 있다” 고들 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부모님께서 학창시절 공부를 강조하시면서 가장 많이 쓰셨던 인용구가 아닌가 싶다. 모든 건 다 때가 있고, 공부를 할 때는 지금이니 열심히 하라고 조언하시면서 말이다. 좋은 조언이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보자면, 공부는 평생 하는 거라고 하지 않는가? 어쩌면 공부는 때가 없고, 정말 항상 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지식을 위한 공부, 삶을 위한 공부 등 다양한 종류의 공부를 말이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꼭 공부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다.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있는 “시즌리스” 때문이다. 시즌리스는 영어로 “Seasonless” 로 표기한다. 계절을 말하는 단어 Season 과 없다는 뜻의 접미어 less 를 결합해 만들어진 신조어다. 즉, 계절이 없다는 뜻이다. 조금 더 상세히 풀이하자면 계절이나 특정 타이밍에 관계 없이 소비가 이뤄진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 단어가 소비와 라이프스타일에 끼친 영향에 대해 사례와 함께 이해해보도록 하자.

 

 

얼죽아, 비빔면, 그리고 원마일웨어…시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얼죽아” 라는 말이 있다.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라는 뜻이다. 다소 격한 어감이지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필자 역시 얼죽아다. 이 신조어는 항상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고집하는 사람들을 재미있게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따라서 농담조로 사용되기도 했기 때문에, 정말 이런 사람들이 많은 건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스타벅스가 발표한 통계를 보면, 농담이 아니라 명확한 팩트다.

 

 

 

지난해 스타벅스의 통계를 보면, 아이스 음료는 전체 음료 매출 가운데 무려 76%를 차지했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한파가 몰아치던 지난 1월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매출 비중은 54%였다. 추운 날씨에도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선택했다는 뜻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더 체크해보자. 비빔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여름에 어울리는 음식이다. 실제로 비빔면의 프로모션은 여름에 집중된다. 하지만 얼마전부터 특이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배홍동 비빔면” 이라는 제품이 겨울에 일명 “윈터 에디션” 을 내놓으며 활발히 프로모션을 벌이는 것이다. 실제로 겨울에도 수요가 많아 이런 소비자를 위해 특별한 한정판 제품을 내놓는 것이라고 한다.

 

앞선 두 사례 모두 시즌리스의 대표적인 예다. 특정 계절에 많이 팔린다고 생각했던 제품이 알고보니 별다른 계절의 경계 없이 반응을 얻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처럼 시즌리스는 시간적 경계를 넘어 소비가 이뤄지는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꼭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비빔면을 여름에만 소비할 필요는 없다. 이런 판에 박힌 생각보다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자신의 기호와 상황에 맞는지를 더 중요한 소비 기준으로 생각한다. 현재의 라이프스타일이 그렇고, 이에 따라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름옷을 “역시즌” 이라는 말로 겨울에 사기도 한다. 겨울옷 역시 마찬가지로 여름에 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어디 이뿐인가, 일명 “원마일웨어” 는 1년 내내 팔려 나간다. 원마일웨어는 집과의 거리가 약 1마일(1.6킬로미터) 내인 거리에서 입는다는 뜻을 담았다. 집 근처 산책 등 가벼운 외출시 활용하는 의류를 말한다. 이런 의류는 굳이 여름과 겨울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1년 내내 “시즌리스” 로 잘 나간다.

 

이처럼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은 특정 기준이 아닌, 자신의 필요와 취향에 의해 변화하고 있다. 누군가가 정해 놓은 기준은 훌륭한 고려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대신 자신의 마음을 더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즌리스, 우리는 어떤 변화를 마주하게 될까?

 

이런 시즌리스의 트렌드 속에서, 우리(대중)는 어떤 변화를 마주하게 될까? 가장 중요한 개념은 역시 취향이다. 기업이 우리의 취향이나 상황을 읽게 된다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서비스와 상품을 공급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니즈에 맞춰 더 많은 행동들을 하게 되리라 예상한다. 시간적 경계 조차 무너진 시대다. 지레짐작한 기업만의 기준으로는 대중들과 소통하기 어렵다. 따라서 대중 속에으로 더 들어와, 니즈를 파악하는 움직임이 기준으로 떠오를 것이다.

 

 

 

 

빨간펜의 ‘OH! MY 감정 그림책” 을 보자. 이 책은 기본 감정과 더불어 아이 발달에 따른 복합적인 감정을 담았다. 시즌리스 트렌드가 의미하는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는 기존의 방식이나 개념보다는 각자의 상황이나 생각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사전에 설정한 특정 기준을 벗어나 교육 콘텐츠를 소비하는 학습자의 마음을 읽고 반영해야 한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빨간펜은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를 반영했고, 아이들의 상황을 더 많이 반영하는 방식으로 시즌리스 트렌드가 말하는 메시지를 이해했다. 이 사례와 같이, 앞으로 대중들은 기업과 소통하며 자신들의 마음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게 될 것이다.

 

물론 이게 시즌리스가 말하는 모든 건 아니다. 우리가 기업이나 브랜드를 인지할 수 있는 공간도 다변화 될 것이다. 마케팅의 공간도 경계가 사라지는 것이다. 마케팅의 공간 조차도, 기업이나 브랜드가 “직접” 판단하는 건 오류를 발생시킬 수 있다. 각자 원하는 장소, 각자의 접근성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눈길을 받을 수 있다. 그러니 이 역시 “시즌리스” 가 말하는 메시지를 따라가게 되는 것이다.

 

 

 

 

교원의 애니메이션 “소스리아” 의 홍보 사례를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소스리아는 제과 및 식품 기업, 아웃도어 브랜드, 신분당선 에티켓 홍보 영상 등에 소스리아 콘텐츠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협업 마케팅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 내 '소스리아 게임'을 선보이기도 했다. 오프라인 공간, SNS, 그리고 메타버스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플랫폼이 동원됐다. 그만큼 우리가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는 종합적 접근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 행보는 단순히 “마케팅을 많이 한다” 는 내용을 의미하지 않는다. 각자 가장 편한 공간에서 접근해 달라는 부탁의 마음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식의 변화에 따라, 우리는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인지를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즌리스가 의미하는 많은 메시지들은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이렇게 바꾸고 있다. 

 

 

경계 없는 트렌드,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경계 없는 트렌드는 우리가 원하는 방식을 더 반영하게 만들 것이다. 어쩌면 “대중의 세상” 이 이런 식으로 열리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니 우리의 마음을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자. 마음 가는 대로, 그리고 원하는 대로 니즈를 외쳐보자.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은 이 과정을 통해 훨씬 더 “재미있게” 변할 것이다.

 

 

 


 

노준영 작가 : 중앙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작가, 마케터, 컨설턴트다.
CJ E&M 에 방송 작가로 데뷔해 "츄잉팝", "뮤딕", "팝콘" 등의 프로그램 기획 및 구성을 진행했다. 이후 K팝 매거진 편집장을 거쳐 '마케팅컴퍼니 엔' 이라는 개인 회사를 설립한 후 JTBC, 휠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내셔널지오그래픽, NICE세무법인 등 다수의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회사 업무와 더불어 수많은 기업과 기관 강연을 진행하며 살아있는 트렌드와 마케팅 지식을 전달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 인싸력을 높여라!", "이것이 메타버스 마케팅이다", "요즘 소비 트렌드"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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