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라이프 웹진

웹진

교원라이프가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와 혜택을 확인해보세요.
삶의 가치를 더욱 더 풍성하게 만들어 드립니다.

[라이프 트렌드]

 

“소비하러 왜 멀리 갑니까?”

일상으로 다가온 “로코노미” 의 시대

 

 

 글 _ 노준영 (디즈컬 편집장 겸 칼럼니스트)


 

 

소비하러 멀리 가는 시대의 종말, 로코노미의 개념은?

 

 

 

문득 필자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본다. 필자는 학창시절을 노원구 상계동에서 보냈다. 당시만 해도 가까운 곳이 완전한 번화가는 아니었기에, 시험이 끝나면 친구들과 자연스레 중심 상권으로 나와 시간을 보내곤 했다. 대학로, 종로, 광화문, 강남 등이 주요 타겟 장소였는데, 여전히 흔히 “번화가” 라고 불리우는 곳들이다. 지금도 필자는 매우 번화한 곳에 살고 있진 않다. 하지만 예전처럼 번화가에 관심을 두진 않는다. 집 근처에서도 얼마든지 의미 있는 소비를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흥미로운 곳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사실 별 상관은 없다. 필자가 원하는 상품은 배송이라는 개념과 함께 빠른 시간 안에 도착이 가능하니 말이다.

 

자, 이런 트렌드와 흐름을 정리하는 단어가 바로 “로코노미” 다. 지역을 의미하는 단어 로컬(Local)과 경제를 의미하는 단어(Economy) 를 결합해 만들어진 신조어다. 굳이 해석하자면 “지역경제” 쯤을 의미하게 될텐데, 이건 사회적 관점의 해석이다. 개인의 관점으로 보자면 근거리에서 소비하고, 자신이 위치한 지역 내에서 소비하는 상황을 뜻한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여기에는 집앞으로 찾아오는 배송의 개념도 포함된다. 원거리에 있는 소비 선택지를 근거리 조차 이동하지 않고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소비의 추세가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라이프스타일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굳이 소비를 위해 멀리 가지 않는 로코노미는 도대체 우리의 삶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을까?

 

 

1인 가구의 증가, 로코노미는 그렇게 “기준” 이 된다.

 

교원 웰스의 “웰스 미미 정수기” 는 무전원 직수형 미니 정수기다. 대용량 정수기 설치가 부담스러운 1인 가구, 혹은 가구 구성원 수가 많지 않은 사람들이 타겟층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교원 웰스의 이 행보가 로코노미와 상당한 연관성을 가진다. 바로 집 앞에서 정수기를 사는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그런걸까? 로코노미가 1인 가구 증가, 혹은 가구 구성원 축소와 연결고리를 가지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1년 기준으로 1인 가구 비중은 무려 33.4% 다. 가구수로 환산하면 약 716만 가구다. 2022년 통계 자료가 나온다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증가 속도 또한 더 속도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시도별 1인가구 비중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30% 후반대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1인 가구는 이제 소비의 중심을 담당하는 한 축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가구 구성원의 축소도 마찬가지다. 4~5인이 기준이었던 시점을 지나, 가구 구성원은 조금씩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1인 가구가 늘어나고 가구 구성원이 줄어든다는 건 2가지 의미를 가진다. 첫번째는 가정 내에서 무언가를 소비하는 양이 감소한다는 뜻이고, 두번째는 공간의 축소에 따라 무언가를 쌓아 두는 게 쉽지 않아진다는 것이다. 일명 “쟁여 놓는” 소비가 감소한다는 것으로 보아도 좋다.

 

 

 

 

이런 추세 속에서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은 필요한 걸 그때그때 구매하는 성향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굳이 중심 상권을 방문해 무언가를 잔뜩 사오는 일이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로코노미가 떠오른 것으로 보면 좋다. 필요한 걸 조금씩 구매하는 소비는 대부분 집 근처에서 이뤄지니 말이다. 이런 과정에서 오히려 편리함을 느끼다 보니 간편한 소비나 설치가 가능한 상품, 혹은 자신들의 가구 구성 모습에 맞는 상품을 찾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웰스 미미 정수기” 는 이런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는 필요한 걸 빠르게 구매할 수 있는 “퀵커머스” 나, 근거리에서 의미 있는 소비처를 발견하는 일에 더 많은 사람들이 접근하게 될 것이다. 또한 교원웰스의 사례처럼, 1인 가구나 가구 구성원의 감소를 반영한 소비 선택지도 더 자주 접하게 되리라 예상한다.

 

 

내 취향에 맞는 이야기, 지역 상권은 “정체성” 이 된다.

 

“발견” 의 즐거움도 함께 이해하면 좋다. ‘나만 알고 싶은 맛집’ 이라는 표현을 한 번쯤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한다. 이런 맛집은 대부분 로코노미의 범주 안에 존재한다. 상당히 흥미로운 건, 이렇게 누군가가 자신만 알고 싶다고 생각했던 맛집들이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힘을 얻는다는 것이다. 어쩌면 ‘나만 알고 싶은 맛집’ 이라는 표현은 그만큼 소중하다는 뜻이고, 딱히 자신만 알고 싶었던 마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렇다. 로코노미는 각자의 취향을 바탕으로 더 힘을 얻는다. 다소 획일적으로 느껴지는 번화가와 달리, 각자의 정체성이 가득한 소비처들이 가득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중들은 이 소비처 중 자신의 취향이나 생각과 가장 일치하는 곳을 찾는 즐거움을 누린다. 소비 자체가 재미있으니 SNS에 인증하며 발견의 행복감을 공유하기도 한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발견된 로코노미 골목 상권들을 들여다보면, 번화가를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라 각자의 스타일대로 승부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정관념을 벗어나,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대중들과 소통하는 것이다. 대중들의 입장에서도 이런 구조가 흥미롭다. 뭐하나라도 다른 부분이 있어야 소비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동일함과 획일적인 방향성을 강요하는 “공장형 소비” 에 지쳐있는 대중들에게는 일상에 활력을 더하는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로코노미는 더 중요한 개념이 되고 있고, 이렇게 특별한 정체성을 가진 주인공을 찾는 일이 기업이나 브랜드가 택할 수 있는 행보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멀리서 사례를 찾을 필요가 없다. 교원그룹은 사내 스타트업 발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디어 및 정체성을 발굴하고 있다. 또한 스타트업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며, 누군가의 아이디어가 색다른 정체성으로 표출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독보적인 색깔을 내게 된 주인공이 로코노미의 한 축을 담당할 수도 있고, 또는 로코노미는 아니지만 기업 시장에서 활약하며 대중들과 소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로코노미가 떠오르게 된 계기인 “정체성” 과 “독창성” 의 가치를 존중하다는 게 아닐까 싶다.

 

우리는 취향의 시대에 산다. 정체성 있는 브랜드를 선호하며, 또 정체성 있는 특별한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 로코노미는 이런 취향의 시대에 가장 어울리는 선택이 되어 많은 대중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리드할 것이다.

 

 

발견, 그 멋진 즐거움을 찾아

 

로코노미는 “발견” 의 즐거움과 함께 한다. 변화된 가구 구성의 특징을 발견하고 적응하며, 또한 취향 소비의 시대를 리드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들을 찾아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오늘 여러분은 로컬(지역)에서 어떤 즐거움을 찾아낼 것인가? 때로는 평소의 소비를 잠깐 잊고 주변을 돌아보며 여러분의 취향에 꼭 맞는 선택지를 발견하는 행복감을 누려 보시기 바란다.

 

 

 


 

노준영 작가 : 중앙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작가, 마케터, 컨설턴트다.
CJ E&M 에 방송 작가로 데뷔해 "츄잉팝", "뮤딕", "팝콘" 등의 프로그램 기획 및 구성을 진행했다. 이후 K팝 매거진 편집장을 거쳐 '마케팅컴퍼니 엔' 이라는 개인 회사를 설립한 후 JTBC, 휠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내셔널지오그래픽, NICE세무법인 등 다수의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회사 업무와 더불어 수많은 기업과 기관 강연을 진행하며 살아있는 트렌드와 마케팅 지식을 전달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 인싸력을 높여라!", "이것이 메타버스 마케팅이다", "요즘 소비 트렌드" 가 있다.

 

트렌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