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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경상남도 진주

 


글 / 사진 _ 신유진(여행작가)



 

 

 

 

2021년도 마지막을 향하고 있다. 이맘때가 되면 항상 아쉬움이 남지만, 올해는 아쉬움이 더욱 크다.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으로 가득한 일 년이었다. 일상이 무너져 버리는 것을 겪고 나니,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알게 된 시간이기도 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말이다. 우리의 시간을 잘 다독이며 한 해를 마무리한다.

 

 

 

 

 

역사의 아름다움이 흐르는 곳
진주성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람은 설렘을 느끼게 한다. 반면 익숙한 것은 편안하고, 묘한 안도감을 준다. 이 두 가지가 공존할 때 주는 균형감이 좋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처음 가보는 장소는 눈에 닿는 것마다 새로움이 가득해 즐겁고, 익숙한 장소는 발길이 닿는 곳마다 추억이 떠올라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올해의 마지막 여행으로 진주를 선택했던 이유이다. 진주성은 학창 시절에 자주 갔던 친숙한 장소다. 개인적인 추억을 배제하더라도, 진주성은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역사적인 의미를 느끼기에 충분한 곳이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요충지였으며, 임진왜란의 3대첩 중 하나인 진주대첩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동문을 통해 들어가면 진주성의 대표적인 장소, ‘촉석루’가 보인다. 촉석루는 밀양의 ‘영남루’, 남원의 ‘광한루’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누각 중 하나다. 커다란 바위 위에 지어진 누각이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시기에 맞춰 그 역할이 바뀌었다. 전쟁을 지휘하던 장소였고, 선비들의 과거시험을 보는 장소이자 유희의 장소이기도 했다. 지금은 남강과 함께 진주 시내를 볼 수 있어 찾는 이들에게 편안한 휴식처가 되어 준다.   

 

촉석루 아래, 남강과 맞닿은 곳에 의암이라는 바위가 있다. 논개가 왜장을 끌어 안고 뛰어내린 아픈 역사가 있는 곳으로 ‘의암’이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남강을 옆에 두고 성곽길을 따라 걸어 본다. 조용히 흘러가는 강물과 따뜻한 햇살, 아름드리나무까지 이곳의 쌓여 있는 시간만큼 아름답다. 조금씩 정비가 되긴 했지만 여전한 모습은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다.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진양호 호반 전망대

 

진주에는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호수가 있다. 진양호라는 이름을 가진 이곳은 남강댐을 만들며 생긴 인공호수다.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자연이 보여줄 수 있는 깊은 아름다움이 있다.  

 

탁 트인 진양호를 보러 진양호 호반 전망대로 향했다. 3층으로 이어지는 전망대를 찬찬히 오르니 나무숲에 가려졌던 진양호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잔잔한 호수의 물과 겹겹이 둘러싸인 산, 파란 하늘이 눈에 가득 담긴다. 호수는 바다와 달리 ‘고요함’이 매력이다. 바라보고 있노라면 절로 마음이 차분해지는, 담백한 매력이 있다. 눈 앞에 펼쳐지는 호수를 보며 온전히 내 마음을 집중해본다.  

 

진양호는 주변의 산을 한 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지리산 천왕봉이 선명하게 보인다. 일몰을 기다리며 한 해를 차곡차곡 넘겨본다. 하루를 밝게 비추던 태양이 산 너머로 사라지고 나면, 하늘 색깔도 천천히 변하기 시작한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이 시간을 ‘매직 아워(Magic Hour)’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다. 가장 아름다운 하늘의 모습을 마음껏 만끽한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태양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그 시간에 오래도록 머무른다.   

어둠이 찾아오면 하늘의 색깔이 바뀌고, 진양호를 둘러싸고 있는 산의 명암도 천천히 변한다. 옆에서 보고 있던 다른 여행자는 그 모습을 보고 수묵화 같다며 눈앞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한해를 잘 버텨낸 우리에게 진한 위로와 감동을 전해준다. 추운 날씨임에도 짙은 일몰만큼 따뜻한 온기가 마음 가득 채워진다. 시계의 숫자가 아닌, 태양의 움직임에 맞춰 하루의 마침표를 찍어본다.

 

 


 

 

진주의 ‘맛’을 찾아서
하연옥(진주냉면) VS 천황식당(진주비빔밥)

 

 

 

 

진한 육수의 진면목 진주냉면
'하연옥'

 

 하연옥은 진주냉면을 대표하는 식당이다. 진주냉면은 평양냉면, 함흥냉면과 함께 3대 냉면으로 꼽힌다. 조선 시대에는 양반가에서 특식으로 먹었던 음식이기도 했다. 진주냉면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인데, 바로 육수와 고명이다. 육수는 다른 냉면과 달리 해물 육수를 사용한다. 맑은 국물의 평양냉면과는 반대로 국물의 맛이 진하다. 진한 맛 때문에 처음 먹는 사람에게는 호불호가 나뉘기도 한다. 처음엔 갸우뚱하지만 한번 빠지면 계속 생각나는 것이 진주냉면의 매력이다.   

 진주냉면은 다른 냉면에 비해 고명이 화려하다. 달걀옷을 입힌 육전과 오이, 달걀지단, 편육 위에 실고추로 마무리한다. 메밀면과 함께 먹는 고소한 육전이 잘 어울린다. 물냉면이 부담스럽다면 새콤달콤 비빔냉면이 제격이다. 비빔냉면은 양념장에 육수가 자작하게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소: 경남 진주시 진주대로 1317-20
전화번호: 055-746-0525
운영시간: am 10시 ~ pm 8시 30분
대표메뉴: 물냉면 9000원, 비빔냉면 9500원, 소선지국밥 9000원

 

 

 

 

맛과 멋이 담긴 진주비빔밥
'천황식당'

 
천황식당은 1927년에 시작한 식당으로 4대가 이어온 노포다. 식당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물로 테이블, 창틀 등 식당 곳곳에 시간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이곳에선 진주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인 진주비빔밥을 먹을 수 있다.   

진주비빔밥은 꽃처럼 화려하다는 말이 있을 만큼 맛과 멋이 한 그릇에 다 담겨 있다. 여러 종류의 나물과 신선한 육회가 함께 나온다. 나물은 잘게 잘라서 올려 먹을 때 걸리는 것 없어 좋다. 젓가락으로 쓱쓱 비벼 한입 가득 먹어 본다. 맛이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다. 함께 나오는 반찬은 김치 정도로 단순하지만, 진주비빔밥과 함께 나오는 선짓국이 포인트다. 선지와 무를 같이 넣고 끓여낸 시원한 선짓국은 비빔밥과 잘 어울린다. 비빔밥보다 선짓국이 맛있다는 사람들도 있을 만큼 인기가 많다.


주소: 경남 진주시 촉석로207번길 3
전화번호: 055-741-2646
운영시간: am 9시~ pm 9시
대표메뉴: 육회비빔밥 1만 원, 한우육회 3만 원, 석쇠불고기 2만 원

 

 


 

 
진주의 ‘향’을 찾아서
은안재 VS 마켓진양호

 

 

 


 편안한 휴식을 주는
'은안재'

 

진주성 건너편에는 망경동이라는 조용한 주택가가 있다. 낮은 한옥들이 늘어서있고, 그 사이사이 정겨움이 가득 느껴진다. 이곳에는 최근들어 카페가 생기기 시작했다. 
은안재 역시 70년이 넘은 주택을 새 단장 한 카페이다. 1954년에 지어진 이곳은 일본식 건축양식에 한옥의 특징이 더해진 곳이다. 번잡스럽지 않은 카페를 원한다면 이곳이 제격이다. 테이블 숫자가 많지 않아 주말에는 대기가 긴 편이다. 카페에 들어서면 인상 좋은 주인이 반가운 목소리로 손님을 맞는다. 친구 집에 놀러 간 것처럼 편안하다. 볕이 잘 드는 자그마한 정원이 이곳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카페 안은 나무 창살 사이로 햇살이 들어 포근하다. 은안재의 시그니처 음료는 보리 율무 크림이 올라간 고소한 ‘망경동라떼’이다. 고소함과 진한 커피의 조합이 꽤 맛있다. 은안재는 수제 화과자로도 유명하니 함께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주소: 경남 진주시 망경북길 28-4
전화번호: 010-4578-3206
운영시간: pm 12시 ~ pm 9시 (매주 화, 수 휴무)
대표메뉴: 아메리카노 4000원, 망경동라떼 7000원, 냉마차 7000원

 

 

 

 

 즐거운 에너지가 가득한
'마켓진양호'

 

마켓진양호는 참 재미있는 카페이다. 카페 내부는 판매 공간과 카페 공간으로 구분된다. ‘여기서 구매하고 저기서 먹어요’라는 가게 슬로건이 찰떡이다. 판매 공간에는 커피뿐만 아니라 맥주, 과자 등을 판매한다. 커피는 다양한 원두로 만든 더치커피와 더치커피를 베이스로 만든 라떼가 있다. 원두를 선택해 주문하면 더치커피 앰플 2개와 물을 준다. 제조는 손님이 직접 하면 된다. 음료병에 들어 있는 라떼는 종류가 다양하고, 진한 맛으로 사랑받고 있다. 따뜻한 커피와 아이스도 선택이 가능하다. 
구매한 것을 넣어준 바구니를 들고, 마음에 드는 자리를 잡아 앉아보자. 파라솔이 있는 외부와 모던한 분위기의 실내공간 어디든 좋다. 아이부터 어른, 심지어 반려동물도 함께 할 수 있다.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곳이라 그런지 더 활발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주소: 경남 진주시 남강로1번길 104-3
전화번호: 010-9211-3369
운영시간: am 10시 30분 ~ pm 11시 00분
대표메뉴: 더치커피 5500원, 더치라떼 6000원, 말차라떼 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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